
구약성경에서 스룹바벨(Zerubbabel)은 바벨론 포로기 이후 멸망했던 유다 왕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파괴되었던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한 제1차 포로 귀환의 지도자이자 정치적 리더입니다.
그는 절망에 빠져 있던 유다 남은 자들을 끌고 고국으로 돌아와 하나님 예배의 중심지인 '제2성전(스룹바벨 성전)'의 기초를 놓고 완공시킨 인물로, 구약과 신약을 잇는 다윗 왕가의 중요한 인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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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룹바벨의 출생과 배경
'스룹바벨'이라는 이름은 바벨론어로 "바벨론에서 씨 뿌려졌다(바벨론의 후손)"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이름 그대로 그는 바벨론 포로지에서 태어난 세대였습니다.
- 다윗 왕가의 후손: 스룹바벨은 바벨론으로 끌려갔던 유다의 여호야긴(여고냐) 왕의 손자이자 스알디엘의 아들입니다. 즉, 침몰한 다윗 왕조의 정통 혈통을 이은 왕족이었습니다.
- 페르시아 총독 임명: 페르시아 제국이 바벨론을 정복한 후, 고레스 왕(Cyrus the Great)의 칙령에 따라 유대인들의 귀환이 허용되었습니다. 이때 페르시아 조정은 다윗 왕가의 혈통인 스룹바벨을 유다 지역의 총독(Governor)으로 임명하여 반환 작업을 맡겼습니다.
2. 제1차 바벨론 귀환과 성전 재건의 시작
BC 538년경, 스룹바벨은 대제사장 여호수아와 함께 약 5만 명에 달하는 유대인들을 이끌고 바벨론을 떠나 예루살렘으로 돌아오는 제1차 포로 귀환을 주도했습니다.
- 제단 구축과 예배 회복: 예루살렘에 도착한 스룹바벨과 백성들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도성의 건물이 아니라, 성전이 있던 자리에 제단을 쌓고 하나님께 번제를 드리며 절기를 지킨 것이었습니다.
- 성전 지대(기초)를 놓음: 귀환 이듬해(BC 536년), 스룹바벨은 백성들의 환호와 통곡 속에 성전 재건의 첫 돌을 놓았습니다. 모세의 성전, 솔로몬의 성전에 이어 유대 역사의 새로운 장이 열리는 순간이었습니다.
3. 난관과 방해, 그리고 16년간의 중단
그러나 성전 재건 사업은 곧바로 거센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 사마리아인들의 방해: 북이스라엘 지역에 거주하던 혼혈 주민(사마리아인)들이 공사에 참여시켜 줄 것을 요구했으나 스룹바벨이 이를 거절하자, 이들은 페르시아 조정에 모함하는 투서를 보내고 무력으로 공사를 방해했습니다.
- 백성들의 낙심과 타성에 젖음: 거센 외풍과 가뭄, 경제적 어려움이 겹치자 백성들은 "아직 여호와의 전을 건축할 시기가 이르지 않았다"며 자기들의 집을 짓는 데만 몰두하고 성전 재건을 포기해 버렸습니다.
이로 인해 성전 재건 공사는 무려 16년 동안이나 중단되는 영적 정체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4. 선지자들의 독려와 성전의 완공
멈춰 선 성전 재건을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학개(Haggai) 선지자와 스카랴(Zechariah) 선지자를 보내어 스룹바벨과 백성들의 영적 마비를 깨우쳤습니다.
- 학개 선지자의 메시지: "너희가 황폐한 하나님의 전을 두고 판벽한(화려한) 집에 거하는 것이 옳으냐?"라며 백성들의 우선순위를 책망하고 스룹바벨을 격려했습니다.
- 스카랴 선지자의 환상과 약속: 낙심해 있던 총독 스룹바벨에게 스카랴 선지자를 통해 유명한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됩니다.
- "이는 힘으로 되지 아니하며 능력으로 되지 아니하고 오직 나의 영으로 되느니라... 큰 산아 네가 무엇이냐 네가 스룹바벨 앞에서 평지가 되리라" (스가랴 4:6-7)
하나님의 말씀에 힘을 얻은 스룹바벨과 대제사장 여호수아는 BC 520년 공사를 재개했고, 페르시아 다리오 1세 왕의 재승인과 지원을 받아 BC 516년, 마침내 '제2성전(스룹바벨 성전)'을 완공했습니다.
솔로몬 성전에 비해 규모나 화려함은 훨씬 미치지 못했지만, 이 성전은 포로기 이후 유대 공동체의 영적 중심지로서 구속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5. 스룹바벨의 영적 유산과 메시아적 의의
스룹바벨은 구약 구속사에서 단순한 정치 지도자 이상의 깊은 의미를 지닙니다.
- 인장(Signet Ring)으로 택함 받은 자:
- 학개 2장 23절에서 하나님은 스룹바벨을 향해 "내가 너를 세우고 너를 도장(인장)으로 삼으리니 이는 내가 너를 택하였음이니라"고 선언하십니다. 과거 여호야긴 왕 때 거두어 가셨던 다윗 가문의 왕권과 축복의 도장을 스룹바벨을 통해 다시 회복시키시겠다는 메시아적 선언이었습니다.
- 메시아(예수 그리스도)의 조상:
- 스룹바벨은 신약성경 마태복음 1장과 누과복음 3장에 기록된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인물입니다. 그는 멸망한 다윗 가문의 맥을 이어 궁극적인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시는 길목을 지킨 영적 보루였습니다.
6. 현대인에게 주는 메시지
스룹바벨의 삶은 무너진 삶의 터전과 영적 거품 속에서 다시 일어서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커다란 교훈을 줍니다.
- 오직 하나님의 영으로: 아무리 거대한 난관(큰 산)과 방해가 가로막을지라도, 인간의 힘이나 능력이 아닌 '하나님의 영(성령)'을 의지할 때 무너진 영성이 회복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 시작이 미약할지라도: 스룹바벨 성전의 기초가 놓일 때 제사장들은 솔로몬 성전에 비해 보잘것없어 통곡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작은 일의 날이라고 멸시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과정은 초라해 보일지라도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일은 반드시 열매를 맺습니다.
절망의 시대에 하나님의 도구로 택함 받아 성전을 재건하고 메시아의 통로가 되었던 스룹바벨처럼, 우리 삶의 무너진 예배와 믿음의 성전을 다시 세워가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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